피해자 비웃는 '사기의 삶' ... 돈 없다 버티는 이희진의 초호화 근황
“돈이 없다”고 버티는 동안, 삶은 더 화려해졌다.
10년 전 주식 리딩방 사기로 피해를 낳았던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 씨를 둘러싼 최근 보도는 한 가지 질문을 남긴다. 피해자들이 무너지는 시간 동안, 가해자에게만 ‘시간’이 유리하게 흐르는 건 아닌가.
출소 직후, 480억 빌딩 매입… “추징금 다 내기 전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이씨는 2020년 3월 출소했고, 2021년 6월 18일 서울 청담동의 ‘레인에비뉴’ 빌딩 소유권을 이전받았다. 이 건물은 과거 가수 비가 소유했던 것으로 알려져 더 주목을 받았다. 매입가로 거론된 금액은 총 480억 원.
문제는 시점이다. 이씨에게는 이미 확정된 범죄수익에 대해 122억 6천만 원의 추징금 납부 의무가 있었는데, 보도는 “추징금을 전액 납부하기도 전에 고가 자산 매입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추징금 전액 납부는 2024년 9월로 언급된다.
재산은 ‘내 명의’가 아니다… 장인·배우자·측근 법인에 모였다
하지만 더 핵심은 ‘명의’였다. 기사에서 반복되는 포인트는 이거다.
겉으로 드러난 상당수 부동산이 이씨 개인 명의가 아니라
장인, 배우자, 운전기사 등 측근들이 임원으로 있는 법인 명의로 매입됐다는 것.
청담동 오피스텔, 제주 서귀포 레지던스, 가평 수변 별장 등 여러 부동산이 이런 방식으로 거론됐다. “사실상 차명 재산”이라는 의혹이 따라붙는 이유다.
검찰도 이런 구조를 의식해 “실질적으로 당신 소유 아니냐”는 취지로 추궁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씨는 “법인 설립에 투자·관여는 했으나 실운영자는 아니다”라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보도됐다.
결국 개인 명의가 아니라면, 추징금을 다 내지 않은 상태에서도 지인·법인 명의로 거래되는 자산을 수사기관이 즉시 막기 어렵다는 현실이 드러난다.
신탁으로 넘어간 빌딩, ‘추징 절차’는 막혔다… 대신 채권 보전
특히 청담동 레인에비뉴 빌딩은 신탁회사 소유 형태로 넘어가 있어 건물 자체에 대한 추징 절차가 쉽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다만 검찰은 신탁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익권·반환채권 등 채권을 추징 보전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겉으로 보기엔 “호화 자산”이 있는데, 법적으로는 “내 명의가 아니다” “신탁이다” “법인이다” 같은 장치들이 겹쳐서, 환수는 느리고 복잡해지고 피해 회복은 더 멀어진다.
골프 회원권·슈퍼카·‘프로 테스트 합격’… 피해자는 아직도 생활이 무너진다
보도는 이씨가 10억 원대 골프장 회원권을 구매하고, 롤스로이스·람보르기니 등 고가 차량을 이용하며 생활하다가 다시 구속됐다고 전했다. 또 “꿈이 골프 선수”라고 말해왔던 이씨가 최근 프로골퍼 실기 테스트에 합격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반면 피해자들의 삶은 정반대다.
10년 전 대출까지 끌어 종목을 따라 샀던 피해자는 휴식도 없이 일하며 빚을 갚고, 가정이 무너졌다고 전해진다. 또 다른 피해자는 일부 배상 판결을 받아도 실제 변제가 이뤄지지 않아, 재산을 특정해 강제집행을 하기 위한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가해자의 시간은 “새 인생”처럼 굴러가는데, 피해자의 시간은 아직 사건 당일에 멈춰 있는 모양새다.
“리딩방 사기엔 구제장치가 없다”는 빈틈
결론은 개인의 사치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로 향한다.
전세사기나 보이스피싱은 지급정지나 구제 절차가 상대적으로 마련돼 있지만, 리딩방 사기는 피해 회복을 위한 제도가 빈약하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페어펀드’처럼 환수한 부당이득과 민사 제재금을 피해자에게 분배하는 방식이 대안으로 언급되지만, 국내 도입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도 이어진다.
결국 남는 질문: “정의는 어디에 있나”
긴 수사와 재판을 기다려도 돈이 돌아오지 않는 사이,
“돈 없다”는 말 뒤에서 더 화려해지는 삶이 계속된다면, 피해자들은 무엇으로 버텨야 할까.
사기의 대가가 너무 싸게 끝나고, 피해 회복이 너무 어렵게 남는 구조라면—그 사회에서 정의는 누구 편인가.